LOT 116

Peonies and Rocks

ink and color on paper

each 117×59cm, 8폭 | 19세기

Estimate KRW 320,000,000 ~ 600,000,000 USD 210,000 ~ 4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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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ED:
서울, 갤러리현대, 《민화, 현대를 만나다: 조선시대 꽃그림》, 2018. 7. 4 – 8. 19

LITERATURE:
『민화, 현대를 만나다: 조선시대 꽃그림』, 갤러리현대, 2018, pp. 286-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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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에서 가장 많이 그려진 모티프는 꽃그림을 포함한 화조화다. 정확한 통계를 낸 자료는 없지만, 민화 도록을 뒤지거나 박물관에 민화 조사를 하다 보면, 화조화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화조화가 자연을 소재로 삼은 데 다 장식성이 뛰어나기에 집안 치장으로 제격이다. 여기에 덧붙여 행복을 염원하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밝게 한다. 화조화의 인기 비결은 화려한 장식성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상징성에 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이 있다. 피어서 열흘 이상 아름다운 꽃을 없다는 의미다. 인생에 비유하면, 정권이나 세력이 성함이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이다. 꽃은 금세 피고, 금세 진다. 시인 문정희는 <늙은 꽃>에서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라 고 했고, “황홀한 이 규칙을 어긴 꽃은 아직 한 송이도 없다”라고 읊었다. 다행히 꽃에는 커다란 아쉬움과 더불어 다음 꽃을 기다리게 하는 설렘이 담겨 있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이 꽃그림이다. “화무십일홍”의 순간을 “화유만년홍花有萬年紅” 으로 고정시킬 수 있는 것이 꽃그림이다. 이내 집안을 이미지 꽃밭으로 만들고, 늘 꽃을 즐기게 한다. 


우리는 꽃을 통해 삶과 꿈을 이야기한다. 자연의 화려하고 아름다움은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그런데 민화 꽃그림에서는 단순히 꽃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아름다움 너머의 판타지를 지향한다. 그것은 고단한 삶을 이 겨내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소망들을 성취할 수 있는 유토피아다. 민화는 삶에서 시작되었지만 단순히 삶에 머물지 않고 꿈속을 넘나든 것은 그 때문이다. 모란은 꽃 중의 왕이고 부귀한 자이며 절세미인이기 때문이다. 모란꽃밭에 봉황이 노닐고, 모란꽃밭에 수대조가 날아오고, 모란꽃밭에 꿩이 사랑을 나눈다. 모란꽃밭은 상서로운 존재를 더욱 상서롭게 하는 주술적 효능을 갖고 있다. 모란대병 앞에서 백년가약을 맺는 것도 같은 콘셉트다. 혼례 때 신랑신부도 모란꽃밭인 모란대병을 배경으로 백년가약을 맺었고, 신부는 모란 꽃밭을 자수로 새긴 활옷을 입고 화려함을 뽐냈다. 모란은 꽃 중의 왕이라는 권위를 갖고 있으면서 부귀를 상징하는 행복의 바이러스를 발산한다. 심지어 장례식 때 죽은 영혼이 타는 가마인 영여나 상여도 모란꽃밭으로 장식되었다. 살아서 모란, 죽어서도 모란이다. 모란꽃밭은 우리 생활에서 최고의 배경이자 최고의 장식이고, 민화 속 가장 화려한 꽃밭이다. 


모란꽃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템은 괴석이다. 괴석은 말 그대로 괴이하게 생긴 돌이다. 괴석을 ‘수석壽石’이라고도 부름으로 괴석은 장수를 상징한다. 모란에 괴석이면,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에 장수를 상징하는 수석을 합하여, 부귀하고 장수하 기를 바란다는 의미가 된다. 중국에서 제일 유명한 괴석은 태호석太湖石이다. 바다만큼 넓은 태호에서 무른 석회암의 재질의 돌이 물결에 따라 이리저리 침식되면서 ‘수추누투瘦皺漏透’, 즉 몸이 바짝 마르고 못생기며 구멍이 숭숭 뚫리고 이들 구멍 이 서로 연결되는 모양을 최고로 친다. 


출품작 <모란괴석도 牡丹怪石圖>는 큰 스케일의 병풍인데다 강렬한 이미지들로 가득하여 우리를 압도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모란도 가운데 가장 역동적인 작품이다. 모란꽃은 물론 그것을 둘러싼 나뭇잎, 나뭇가지의 형세 그리고 동물 형상의 괴석까지 화면의 모든 것 들이 춤을 추고 있다. 디테일에서도 흥미로운 표현을 볼 수 있다. 모란잎이 격렬하게 움직이다 보니 모란꽃잎을 위로 휘날 리는 일은 다반사고, 모란가지가 괴석의 숭숭 뚫린 구멍 사이를 뚫고 나오며, 동물 형상의 괴석들도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 병풍을 치고 있노라면, 방안이 아름다운 에너지로 가득 찰 것이다. 모란이 부귀를 상징하고 괴석이 장수를 염원하지만, 이런 기복적인 길상에 앞서 이 병풍이 내뿜는 에너지에 흠뻑 세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글. 정병모 교수

LOT 116

Peonies and Ro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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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ch 117×59cm, 8폭 | 19세기

Estimate KRW 320,000,000 ~ 600,000,000 USD 210,000 ~ 4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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