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 42

Lee SeungJio (1941 - 1990)

Nucleus 87-09

oil on canvas

162.2×130.3cm | 1987

Estimate KRW 130,000,000 ~ 450,000,000 USD 97,000 ~ 3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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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information

EXHIBITED:
Seoul, Total Museum, ≪Lee Seung Jio Retrospective≫, 1996. 3. 20 - 4. 10

LITERATURE:
『Lee Seung Jio Retrospective』, Total Museum, 1996, p. 168

Acrylic Frame


이승조는 ‘한국 아방가르드 협회(AG)’의 창립 멤버이자 전위적 예술가 그룹 ‘오리진(Origin)’의 주요 인물로 한국 기하학적 추상의 전개에 중요한 족적을 남긴 작가이다. 1960년대부터 1990년 작고할 때까지 일관된 조형 언어를 발전시킨 그는 반복과 기하학적 구조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하며 한국적 추상의 한 전형을 이룩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1987년에 제작된 <핵 87-09>은 이승조의 말년작으로 1980년대 중반 이후 한층 무르익은 작가의 조형 감각과 회화적 탐구를 보여준다. 화면을 가득 채운 반복적인 기하학적 구조는 이승조 특유의 ‘파이프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엄격한 좌우대칭과 수직적 구도를 통해 화면에 강한 긴장감과 질서를 부여한다. 동시에 규칙적으로 배열된 형상과 그 사이에서 형성되는 깊이감은 평면 위에 입체적인 공간이 펼쳐지는 듯한 시각적 착시를 만들어낸다. 특히 화면 하단부에 나타나는 흑과 백의 반전과 그러데이션의 변주는 단조로운 반복을 넘어 화면에 리듬과 미묘한 시각적 움직임을 더하며, 작가의 정교한 조형 감각을 드러낸다.


이승조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파이프 이미지’는 특정한 사물을 재현한 것이 아니다. 작가는 구체적인 대상을 전제로 하기보다 동일한 형상을 반복하고 변주하는 과정을 통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입체적 물체가 화면에 존재하는 듯한 환영을 만들어냈으며, 이를 통해 회화의 본질과 시각적 인식의 문제를 탐구하였다. 작품의 제목 역시 이러한 구체적 대상의 재현과 거리를 두고 ‘핵(Nucleus)’으로 일관되게 명명되었다. 따라서 그의 회화는 구체적인 형상의 재현을 넘어, 선과 면, 명암과 반복이라는 순수한 조형 요소만으로 물질성과 공간성을 환영적으로 구현한 독창적인 추상 회화로 이해할 수 있다.


출품작 <핵 87-09>은 1996년 토탈미술관에서 개최된 이승조 회고전에 출품된 작품으로 작가의 주요 작업 시기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Artist Infomation

이승조의 회화 세계는 1962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중심의 기성 미술과 구태에 빠진 반(反)앵포르멜 추상회화에 목적을 띠고 ‘오리진(Origin)’을 결성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승조는 기본적인 조형 질서로의 획일을 지향했는데, 그것은 가장 명확하고 단순한 조형 언어의 기본 어휘로의 회귀를 의미했다. 이로 현대미술에서 ‘기하학주의’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승조를 포함해 당시 20대의 청년 작가들이 전세대의 앵포르멜적, 추상표현주의적 유산을 거부하고 나섰다는 것은 우리 현대미술사에서도 놀라운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 오리진의 핵심인물 중 한 사람이 이승조이다.

이승조는 일명 ‘파이프 통의 화가’로 불리는데, 그의 연작 <핵(核), Nucleus>에서 비롯된 것이다. <핵>은 원색의 기하 형태가 수평, 수직, 사선 등의 구도로 패턴처럼 배치되는 전형적인 기하학적 추상회화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처음 작품이 소개된 직후 입체적인 원통 형태, 금속성의 색채로 인해 ‘파이프’를 그린 그림처럼 대중들에게 인식되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승조의 작업에 사물로서 파이프는 존재하지 않으며, 작품의 제목 또한 파이프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승조가 ‘파이프 통의 화가’로 불리게 된 그 시작은 무엇일까? 약 25년간 지속된 그의 화업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승조의 회화 세계는 크게 4시기로 구분된다. 먼저 1기는 추상표현주의에서 기하학적 추상으로 변화하는 시기로 1964년에서 1967년도까지를 가리킨다. 이 시기는 이승조가 자신의 회화 세계로 향하는 형성기이자 습작기로 볼 수 있다. 상술한 바와 같이 오리진이 창립된 이후 ‘기하학적 추상으로 통일된’ 양상으로 작품 활동을 전개하던 시기이다. 그 중에서도 이승조는 전통적 기하학 추상이 추구하던 구성적이고 평면적 구조에서 벗어나 옵티컬한 성향을 강하게 띠면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2기는 작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방법을 전개하는 시기로 1968년에서 70년대 중반까지를 말한다. 즉, 파이프라는 분명한 시각적 일루전에 도달하며, 원통형에 의한 구성적 변주가 다양하게 펼쳐지는 시기이다. 이때의 작품을 보면 파이프로서의 금속성이 더욱 강하게 드러나도록 일정 크기로 토막을 낸 원통형을 겹쳐 쌓거나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나열하기도 하는 등 다채로운 양상이 표현된다.(참고도판 1)

참고도판 1. 이승조, <핵>, 캔버스에 유채, 90.5x90.5, 1975, 케이옥션 2016년 5월 경매 

1970년대 중반에서 80년대 중반을 3기로 구분하는데, 앞선 시기의 분명한 파이프와 다른 양상의 원통형이 시도된다. 파이프라는 일루전이 약화되고 ‘띠의 반복에 의한 균질성’을 드러내는 양상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로 인해 분명했던 금속성의 질감이 사라지게 되고, 화면의 평면 구조에 주목하게 된다. 이는 1970년대 후반에 전개된 단색 평면주의라는 시대적 미감을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그의 평면적 구조에 대한 관심은 차별된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김복영 교수는 “지지체로서의 평면을 거부하고 평면과 모티프가 일체화된 시각적이며 개념적인 평면”이라는 차원에서 당시 시대적 미감과의 차별성을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참고도판 2)

참고도판 2. 이승조, <핵>, 캔버스에 유채, 90.9x72.7cm, 1983, 케이옥션 2016년 3월 경매 

4기에 해당하는 80년대 중반이후부터 90년 작고까지의 시기는 이승조가 시도해왔던 25년간의 방법론들이 혼재하는 양상을 보이는 시기로 자유로운 창작 태도로 자신만의 세계를 펼친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금속성의 질감이 두드러지는 파이프가 다시 등장했고, 흐릿하게 화면 전체로 균질화 되어가는 연속성이 미묘히 돌출하는 것과 바탕으로 스며드는 것이 겹치면서 화면이 보다 복잡한 차원을 형성하게 된다. 오광수는 일체의 감정이 제거된 차가운 논리성이 엮어 나가는 탄력은 마치 팽팽하게 조여진 기계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참고도판 3)

참고도판 3. 이승조, <핵>, 캔버스에 유채, 130.3x162.2cm, 1987, 케이옥션 2015년 11월 경매 




참고문헌
『LEE SEUNG JIO』, Total Museum, 1996
김영호, 「이승조, 존재의 원형을 찾아서」, 『한국현대미술가 100인』, 사문난적, 2009
1965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졸업
198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 졸업
2022 국제갤러리, 서울
2020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7 Perrotin Gallery, 홍콩
2016 Perrotin Gallery , 파리
2010 샘터화랑, 서울
2004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3 한전아트센터, 서울
2002 성곡미술관, 서울
2002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01 가나아트센터, 서울
2001 M갤러리, 대구
2000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1996 토탈미술관, 서울

외 다수
Video references for this artist
  • 전시 :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 전시 :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 전시 : 물성을 넘어, 여백의 세계를 찾아서 - 이승조 (출처 : 가나아트)

  • 작가평론 : LEE SEUNG JIO: Nucleus | Online Exhibition Tour (출처 : Tina Kim Gallery)

  • 전시 : Lee Seung Jio(1941-1990): Nucleus Exhibition (출처 : Tina Kim Gallery)

  • 작가평론 : Flipping Through Lee Seung Jio's Drawing Book (출처 : Tina Kim Gallery)

LOT 42

Lee SeungJio (1941 - 1990)

Nucleus 87-09

oil on canvas

162.2×130.3cm | 1987

Estimate KRW 130,000,000 ~ 450,000,000 USD 97,000 ~ 3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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