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 20

Yun HyongKeun (1928 - 2007)

Untitled

oil on linen

33.4×53cm |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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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med


윤형근의 1989년 출품작은 리넨 화면 위에 번트 엄버(Burnt Umber)와 울트라마린 블루(Ultramarine Blue)를 겹겹이 스며들게 하여 깊이 있는 색면을 형성한 작품이다.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짙은 청다색의 색면은 상단에 드러난 리넨의 밝은 바탕과 대비를 이루며, 색과 바탕이 맞닿는 경계에서는 물감이 자연스럽게 번지고 스며든 흔적이 나타난다. 제한된 색채와 간결한 구성만으로 이루어진 화면은 절제된 조형미와 함께 묵직한 공간감을 자아낸다. 윤형근은 하늘을 상징하는 울트라마린과 대지를 상징하는 번트 엄버를 결합해 자연의 근원적 질서를 탐구했으며, 두 색이 어우러진 청다색은 그의 회화를 특징짓는 핵심적인 조형 언어로 자리한다.


1980년대 후반에 제작된 본 작품은 색채의 물성과 화면의 구조적 질서가 함께 드러나는 윤형근 회화의 특징을 보여준다. 화면 하단과 중앙을 채우는 어두운 색면은 단일한 검정으로 환원되지 않고, 색의 중첩과 농담의 차이에 따라 미묘한 깊이를 형성한다. 특히 상단의 불규칙한 경계와 가장자리의 자연스러운 번짐은 리넨의 결을 따라 물감이 스며드는 과정을 드러내며, 작가의 의도적인 화면 구성과 재료 자체의 자율적인 흔적이 공존하게 한다. 이처럼 단순한 색면 안에서도 물질적 감각과 미세한 변화가 살아 있는 점은 윤형근이 1980년대에 지속적으로 탐구한 회화적 특성을 보여준다.


윤형근에게 회화는 복잡한 형상이나 서사를 재현하기보다 색과 형태를 최소한으로 절제함으로써 존재의 본질과 자연의 질서를 드러내는 과정이었다. 한국전쟁과 시대적 억압 속에서 겪은 개인적 경험은 그의 작품에 깊은 정신적 무게를 더했으며, 반복해서 스며든 어두운색은 단순한 어둠을 넘어 시간과 사유가 축적된 깊이로 작용한다. 본 작품은 절제된 색면과 자연스러운 번짐을 통해 이러한 작가의 회화적 태도를 응축해 보여주며, 물질성과 정신성이 조화를 이루는 윤형근 예술 세계의 한 단면을 드러낸다.


Artist Infomation

밑칠을 하지 않은 바탕에 암갈색(umber)과 푸른색(blue) 안료를 섞어 바른 윤형근의 작품은 색의 덧칠로 인한 은은한 농도 차이를 가지고 있어 보는 이에게 명상하는 듯한 기분 전환을 유발한다. 또한, 바탕을 이루는 천과 화면에 나타나는 물감은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지지 않고 일체를 이루는 물질성을 보여준다. 한지에 스며든 먹처럼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이러한 물질성은 문인화 적 서정마저 느끼게 해준다. 

이처럼 바탕 면에 스며드는 어두운 안료로 나타나는 그의 작품의 대표적인 외관은 1973년경부터 나타난다. 70년대 그의 작품은 자연을 닮은 그러나 강인하고 저항적인 색과 형태를 지닌 확장하는 화면을 가지고 있다(참고도판1). 땅으로부터 솟구치는 에너지의 흐름은 천에 스며든 안료의 번짐과 함께 미묘한 긴장을 유발하고, 그 사이에 형성되는 공간은 추상적 여운을 남긴다. 

어지러운 국내 정황과 이어진 도불 등으로 한동안 작업이 뜸했던 그는 80년대 들어서 좁은 여백과 어두운색으로 채워진 변화된 구도를 보여주었다(참고도판2). 먼저 기본 먹색 기둥의 언저리에 황갈색의 번짐이 두드러지는 것, 바탕 여백과 공간감의 방향을 전환한 것은 <Umber-Blue> 변화의 양상을 관찰하는 재미를 준다.  또한 종이를 사용한 작업이 유독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 시기의 특징이다(참고도판3). 이러한 종이 작품들은 리넨이나 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색과 번짐의 효과를 재질을 달리하여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도판 1) <Umber-Blue>, oil on linen, 37.9×45.5cm (8호), 1978, 2020년 7월 경매
                참고도판 2) <Umber Blue>, oil on linen, 24.2×33.4cm (4호), 1980, 2021년 6월 경매 
                참고도판 3) <Untitled>, oil on paper, 65x94cm, 1986, 2021년 6월 경매 

그의 작품은 80년대 후반 - 90년대로 넘어가며 그 수도 증가하고 형태도 다양해지면서, 자로 잰 듯한 깔끔한 선, 순도 높은 검정 획의 중첩과 시원한 여백, 단조로운 형태와 색이 점차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참고도판4, 5). 그의 연작은 거의 40년을 별다른 변화 없이 캔버스 천 위에 수직 형상의 물감 자국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모든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같은 작품은 하나도 없다. 바탕칠이 되지 않은 화면에 넓은 색면 혹은 가는 색 띠가 수직으로 세워진 구도는 동일하게 반복되지만, 이들이 제작되는 종이, 리넨, 혹은 마포와 같은 지지체와 물감이 상호작용하는 그때마다 상이한 모습의 작품들이 제작되는 것이다. 이처럼 동일한 제작 방식일지라도 시시각각 다양한 모습의 회화를 창출하는 윤형근의 작품은 무궁무진한 시각적 다양함과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참고도판 4) <무제>, 리넨에 유채, 89.4x145.5cm (80호), 1991, 2021년 10월 경매 
          참고도판 5) <Burnt Umber & Ultramarine Blue>, oil on linen, 100x80.3cm (40호), 1999, 2021년 9월 경매

1947-1949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수학
1957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2024 PKM갤러리, 서울
2024 청주시립미술관, 청주
2023 Hastings Contemporary, Hastings
2023 갤러리BHAK, 서울
2021 PKM갤러리, 서울
2020 PKM갤러리, 서울
2020 David Zwirner, New York
2020 Axel Vervoordt Gallery, Antwerp, Belgium
2019 Palazzo Fortuny, Venice
2018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8 Simon Lee Gallery, London, UK
2017-2018 PKM갤러리, 서울
2017 David Zwirner gallery, 뉴욕
2016 Axel Vervoordt gallery, 안트베르펜
2016 Simon Lee gallery, 런던
2015 Blum&Poe gallery, 뉴욕
2015 PKM갤러리, 서울
2003 박여숙화랑, 서울
2002 스트라스부르 근현대미술관, 스트라스부르
2002 조현화랑, 부산
1996 갤러리현대, 서울
1993 Locks gallery, 필라델피아
1993 Donald Judd Foundation, 뉴욕
1982 관훈갤러리, 서울
1978 동경화랑, 동경
1973 명동화랑, 서울
1966 신문회관, 서울

외 다수
Video references for this artist
  • 작가평론 : 작가 다큐멘터리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 전시 : 윤형근, 국립현대미술관, 2018. 08 - 12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 작가평론 : Kim Inhye tells Yun Hyong-keun at Palazzo Fortuny Venice MUVE (출처 : bellatrilli Marialaura Bidorini)

  • 작품소개 : Yun Hyong-keun (출처 : David Zwirner)

  • 작가평론 : 세계 최정상 갤러리 완판 작가 '윤형근' (출처 : Artnguide)

  • 작품평론 : 화가 윤형근, 그의 작품을 만나다 (출처 : 스토리텔링&아트)

LOT 20

Yun HyongKeun (1928 - 2007)

Untitled

oil on linen

33.4×53cm |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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