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 16

Kim TschangYeul (1929 - 2021)

Recurrence SH04037

oil and acrylic on hemp cloth

50×72.7cm | 2003

Estimate KRW 50,000,000 ~ 70,000,000 USD 33,000 ~ 4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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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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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ylic Frame


김창열은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적 시대를 통과하며 깊은 상실을 경험하였다. 이러한 전쟁의 기억은 그의 초기 앵포르멜 시기 작업인 <상흔>, <제사>  연작에서 강렬한 물질성과 표현주의적 화면으로 표출되었다. 이후 1972년 살롱 드 메(Salon de Mai)에서 물방울 작품을 처음 발표한 이래 그는 작고에 이르기까지 물방울이라는 단일한 모티프에 천착하며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하였다. 물방울은 단순한 재현의 대상을 넘어 존재와 소멸, 기억과 정화를 사유하는 상징적 형식으로 확장되었으며, 그의 예술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 조형 언어로 자리매김하였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김창열의 물방울은 형식과 구성 면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인다. 1970년대 화면에서 응집력 강한 투명한 물방울이 강조되었다면, 1980년대에는 색채가 가미되고 형태가 확산되거나 두터운 마티에르 위에 배치되는 등 조형적 실험이 심화되었다. 특히 1986년경부터는 천자문이 화면의 배경으로 도입되면서 동양적 서체와 극사실적 물방울이 병치되는 독자적 화면 구성이 확립된다. 작가는 한문과 물방울의 결합이 유년 시절 붓글씨를 쓰던 기억을 환기한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이는 오랜 해외 체류 속에서 지속된 문화적 원향(原鄕)에 대한 사유와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자가 등장하는 일련의 작업은 ‘회귀’로 명명되었다.


본 출품작은 2003년에 제작된 <회귀> 연작에 속하는 작품으로 작가의 성숙한 조형 언어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화면을 가득 채운 천자문 위에 극사실적으로 묘사된 물방울은 전통 서예의 평면성과 서구적 사실주의 회화 기법을 긴장 관계 속에 병치하며 이질적 요소 간의 공존을 시각화한다. 거친 마포 위에 맺힌 물방울은 빛의 굴절과 투명성을 정교하게 구현함으로써 물성과 환영 사이의 경계를 탐구한다. 나아가 화면에 배치된 물방울의 존재는 정화와 치유의 상징성을 내포하는 동시에 명상적이고 초월적인 공간감을 형성한다.


2021년 작가의 타계 이후에도 김창열의 작품 세계는 국제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2023년 프랑스 세르누치 미술관과 벨기에 브뤼셀 빌라 엠페인에서 개최된 전시는 그의 철학과 조형적 독창성을 재해석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2024년 갤러리현대 및 2025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 회고전은 그의 예술이 동시대적 맥락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Artist Infomation

  • 절제된 작업 방식으로 고집스럽게 같은 소재를 반복해 온 김창열 화백(1929-2021). 국내외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캔버스 표면에서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물방울’이었다. 50여 년이라는 세월 동안 그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물방울을 통해 우리에게 대화를 건네 왔다. 김창열은 1970년대부터 물방울이라는 일관된 소재로 작품을 제작했다. 그의 작품들을 얼핏 보았을 때는 그저 약간의 도상학적 변주만을 발견하게 된다. 물방울이 화면 가운데 군집을 이루면서도 떠오르는가 하면 화면의 가장자리에서 밀려오기도 하며, 동시에 수십, 수백 개의 군집을 이루기도 한다(참고도판 1). 대부분의 물방울은 영롱한 모습으로 스스로의 존재성을 드러내지만 때로는 바닥에 스며든 흔적으로 나타난다(참고도판 2). 물방울과 얼룩은 모두 작가의 세밀한 붓 터치로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어 마치 실제로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1.          
  2.    
  3.                 참고도판 1) <물방울>, oil on linen, 99.5×99cm, 1973, 2022년 1월 경매
  4.                 참고도판 2) <물방울 CSH 27-1>, oil on hemp cloth, 60.6x72.7cm(20호), 1979, 2021년 6월 경매


이러한 생생함은 오히려 물방울이 캔버스 위에 단순히 재현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암시한다. 김창열은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진 물방울을 통해 회화의 ‘재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제시한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밑칠을 하지 않은 마포로 된 생지 화면에 구현됨으로써 심지어는 물의 흔적이 바탕으로부터 생성되는 듯한 독특한 화면을 연출한다(참고도판 3). 이를 통해 대상이 재현되는 바탕과 이미지의 어원적 구조가 무너지는 새로운 영역의 회화를 탐구하게 되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김창열은 물방울이라는 이미지, 그리고 나아가 바탕의 재료나 심지어는 바탕 자체가 하나의 이미지처럼 보이는 그림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기도 했다.

  1. 또 다른 대표적인 작업 <회귀> 시리즈에서 그는 물방울의 조형적인 특성에 주목하기 위해 함께 스며든 물방울의 흔적이나 거칠게 발라 놓은 유화 물감, 혹은 천자문 등을 함께 배치했다(참고도판 4). 활자의 선은 물방울의 조형성을 증가시키면서 방울마다 반사된 한자의 획을 찾아내는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또 회귀 시리즈에서는 이전과는 다르게 강렬한 색감을 사용한 천자문 배경 위에 물방울을 재현하며 새로운 사유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


        

  1.          참고도판 3) <물방울 ENS 8019>, oil  on hemp cloth, 100×100cm, 1980, 2021년 12월 경매 
  2.          참고도판 4) <회귀 DA01005>, oil and acrylic on hemp cloth, 72.7x60.6cm (20호), 2001, 2022년 1월 경매 
  3.          

  4. 극 사실주의적 필치로 그려낸 김창열의 물방울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극도로 사실적이나 그 자리에 정지된 채 영원히 존재하는 허구의 물방울과 실존함에도 불구하고 쉽게 증발하고 사라져 버리는 현실의 물방울 사이에서 작가는 물방울과 같이 덧없는 이 세상의 인간이라는 존재와 역할, 존재의 의미와 존재의 근본에 대해, 그러한 존재로서 인간과 문화의 관계에 대해 깊이 성찰했음이 틀림없다. 그의 작품 속에서 스스로도 물방울처럼 투명해지길 바라고, 그 투명한 빛이 멀리까지 퍼져나가길 바랐던 것이다. 

1950 서울대학교 회화과 수학
1968 뉴욕 아트스튜던트 리그 판화과 수학
개인전

2025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2024 Gallery Hyundai, Seoul
2023 Cernuschi Museum, Paris
2023 Almine Rech, Paris
2023 Art Chosun Space, Seoul
2023 Kim Tschang-Yeul Museum of Art, Jeju
2022 Shinsegae Gallery, Seoul
2021 Galerie BHAK, Seoul
2021 Metaphysical Art Gallery, Taipei
2021 Tina Kim Gallery, New York
2020 Gallery Hyundai, Seoul
2019 Tina Kim Gallery, New York
2018 Almine Rech Gallery, New York
2018 Kim Tschang-Yeul Museum, Jeju
2018 Chapelle du Mejan, Arles
2017 Pearl Lam Galleries, Hong Kong
2017 Metaphysical Art Gallery, Taipei
2016 Baudoin lebon, Paris
2016 Galerie Enrico Navarra, Paris
2014 Gwangju Museum of Art, Gwangju
2014 Kongkan Gallery, Busan
2013 Gallery Hyundai, Seoul
2012 National Taiwan Museum of Fine Art, Taichung
2010 Gallery Hyundai, Seoul
2009 Busan Museum of Art, Busan
2009 PYO Gallery, Seoul
2008 baudoin lebon, Paris
2008 PYO Gallery LA, Los Angeles

외 다수
Video references for this artist
  • 인터뷰 : [원로작가 디지털 아카이빙] 김창열 (출처 : 예술경영지원센터)

  • 작가평론 : 손에 잡힐듯 현실감 있는 물방울 김창열 화가의 작품들 [아틀리에 STORY 시즌4] 7회 (출처 : SKY TV)

  • 인터뷰 : 득도를 위한 수행처럼 그려온 김창열 화가의 물방울 [아틀리에 STORY 시즌4] 7회 (출처 : SKY TV)

  • 인터뷰 : KIM TSCHANG-YEUL | Interview (출처 : Pearl Lam Galleries)

  • 작가평론 : Kim Tschang-Yeul - The Path (출처 : 갤러리현대)

LOT 16

Kim TschangYeul (1929 - 2021)

Recurrence SH04037

oil and acrylic on hemp cloth

50×72.7cm | 2003

Estimate KRW 50,000,000 ~ 70,000,000 USD 33,000 ~ 4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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