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 125

Kang Hong (姜泓, ? - ?)

Portable Hemispherical Sundial

ivory

7×3.5×2.5(h)cm | 1870

Estimate KRW 50,000,000 ~ 100,000,000 USD 34,000 ~ 6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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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일정한 질서를 따라 반복되는 주기성을 지닌다. 인류는 이러한 자연의 규칙적 변화를 관찰하며 시간을 측정할 도구를 발전시켜 왔으며, 조선 세종대에는 ‘하늘을 우러러보는 가마솥 모양의 해시계’라는 의미를 지닌 앙부일구(仰釜日晷)가 고안되었다. 앙부일구는 평면형 해시계와 달리 오목한 반구형 시반면(時盤面)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태양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투영함으로써 시간과 절기를 하나의 시계판 위에서 동시에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된 조선 과학기술의 대표적 성과로 평가된다.

출품작은 상아로 제작된 세로 약 7cm 크기의 직육면체 형태를 지닌 휴대용 오목 해시계이다. 상면에는 방위 조정을 위한 원형 나침반이 설치되어 있으며, 하단의 반구형 수영면(受影面)에는 하루의 시간을 나타내는 시각선(세로선) 12줄과, 해의 고도 변화를 반영하여 하지(夏至)에서 동지(冬至)까지의 24절기를 표시한 계절선(가로선) 13줄이 새겨져 있다. 사용자는 상단의 나침반으로 북쪽을 맞춘 뒤, 영침(影針)의 해그림자가 닿는 위치를 통해 대략적인 날짜와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현재 영침은 소실되어 전하지 않는다.

수영면 하단에는 ‘북극출지상 37도 39분 15초(北極出地上三十七度三十九分一十五秒)’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으며, 이 수치는 1713년(숙종 39) 청나라 사신 하국주(何國柱)가 종로에서 측정한 한양의 북극 고도 값과 일치한다. 이는 휴대용 앙부일구가 한양의 위도를 기준으로 제작되었음을 보여주며, 조선 후기까지 이어진 국가 표준 시계 제작 전통이 충실히 반영되었음을 시사한다.

바닥면에는 경오년(1870년) 음력 11월 상순(歲庚午仲冬上澣)에 진산후인(晉山後人) 강홍(姜泓)이 직접 제작하였다는 명문이 남겨져 있다. 강홍(姜泓)은 문인화가 표암 강세황(姜世晃, 1713–1791)의 증손이자, 혼천시계 제작으로 이름 높은 강이오(姜彛五, 1788-?)의 아들이다. 진주 강씨 가문은 강이오를 거쳐 그의 아들 강윤(姜潤, 1830–1898)과 강건(姜湕, 1843–1909) 형제와 그 후대에 이르기까지 해시계 제작 기술을 가학(家學)으로 전승하며 독보적인 가업을 이루었다.

현재 국내외에 전해지는 19세기 휴대용 앙부일구는 그 수가 한정적이며 사료적 희소성이 높다. 제작자 또한 대부분 당대 천문 기구 제작의 대표적 인물인 강윤(姜潤)과 강건(姜湕) 형제의 작(作)이 주를 이루어 왔으나, 이들의 형제인 강홍(姜泓)의 제작품은 매우 희귀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출품작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보물 제852호 '휴대용 앙부일구(1871년 강건 제작)'와 형태 및 정밀도가 유사하면서도, 그보다 1년 앞선 1870년의 제작 명문을 간직하고 있어 조선 후기 해시계 제작사 연구에 있어 중요한 학술적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그간 학계에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강홍(姜泓)의 제작품을 입증함으로써 기존 문헌 자료를 실증하는 사료적 근거를 제시한다. 이는 진주 강씨 가문의 전승 계보를 보다 입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함과 동시에, 조선 후기 해시계 제작사에 귀중한 실물 사료를 더한다는 점에서 높은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다.

참고문헌
국립민속박물관, 『하늘의 이치·땅의 이상』, 2004, pp. 164–167.
김상혁·이기원·이용삼, 「강건과 강윤의 해시계 연구」, 『한국의 전통천문의기』, 한국천문연구원, 2009, pp. 79–84.

LOT 125

Kang Hong (姜泓, ? - ?)

Portable Hemispherical Sundial

ivory

7×3.5×2.5(h)cm | 1870

Estimate KRW 50,000,000 ~ 100,000,000 USD 34,000 ~ 6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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