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 37

Lee Bae (b.1956)

Issu du Feu

charcoal on canvas

116×89cm | 2000

Estimate KRW 130,000,000 ~ 250,000,000 USD 88,000 ~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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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med


이배는 ‘숯’이라는 단일한 매체를 통해 물질의 생명력과 순환의 서사를 탐구해 온 작가이다. 1990년 파리 정착 초기, 주변에서 발견한 숯의 소박하고 거친 물성에 주목하며 시작된 재료에 대한 탐구는 물질적 차원을 넘어 작가의 근원을 일깨우는 존재로 확장되었다. 작가에게 숯은 만물의 마지막 모습이자 새로운 에너지를 품은 생명의 시원이며, 동양적 정신의 근간인 수묵과 서예의 세계를 잇는 미학적 매개체이다.


본 출품작 〈불로부터〉(2000)는 숯의 실재감과 조형적 질서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수작이다. 작가는 톱으로 정교하게 잘라낸 숯 조각들을 캔버스 위에 빈틈없이 구축한 뒤, 아라비아 고무를 채워 넣고 사포로 연마하는 수행적 과정을 거친다. 그 후 다시 얇은 종이로 표면을 깎아내어 완성된 화면은 숯 특유의 깊은 흑색과 고온에서 구워진 결이 만들어내는 은은한 광택을 동시에 발산한다. 각기 다른 질감을 지닌 숯의 단면들이 중앙을 향해 집결하며 형성한 검은 물결무늬는 거대한 나테의 형상으로 수렴하며, 보는 각도에 따라 무한한 빛의 변주를 선사한다.


최근 이배의 행보는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세계로 확장하며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작가는 2023년 뉴욕 록펠러 센터 숯 조각 설치와 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공식 병행 전시에 이어, 2025년 베니스 비엔날레 연계 개인전의 피날레(청도) 등 국내외를 아우르는 압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집중된 주요 프로젝트들을 통해 작가는 ‘포스트 단색화’의 정수를 선보이며 독보적인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고 있다.


본 작품은 작가의 예술적 철학이 가장 순수하게 발현되던 시기의 기록이자, 물질과 정신이 교차하는 지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거장의 손길로 길어 올린 숯의 강인한 생명력과 절제된 조형미는 동시대 미술이 도달한 숭고한 미학적 성취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Artist Infomation


‘숯의 작가’로 불리는 이배는 1989년 파리로 떠나 ‘숯’이라는 향토적 소재를 마주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치게 된다. 90년대 초반부터 30여 년간 파리에서 작가 활동을 하며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이는 한국 작가로서 타지에서 무엇으로 ‘한국 작가’임을 표현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가게 된다. 타지에서의 삶은 이배에게 현실적인 고민마저 안겨주었는데, 재정난에 직면하며 기본적인 작품 재료 구매도 어렵게 된다. 이때 우연히 아틀리에 근처에서 숯 포대를 발견하였고, 이로써 이배를 대표하는 새로운 작품 소재가 등장하게 된다. 

숯은 비록 경제적인 이유로 선택했던 소재였으나, 산골 마을에서 자라며 자연에서 많은 것을 체득했던 이배의 유년 시절의 상징이자, 한국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소재였다. 이배는 언젠가 썩어 없어질 소나무에게 숯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주고 또 영원한 시간을 부여했다. 이를 작품에 표현하기 위해 숯을 고온에 구워 재단하고 캔버스에 붙여 작품을 제작했는데, 이것이 ‘불로부터(Issu de Feu)’라는 작품이다. 구워낸 숯은 한 가지의 검은색을 넘어 다양한 색을 포용하고 있으며, 보는 이의 각도에 따라 다양한 빛을 연출하여,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부제도 따르고 있다. 이 작품에서 숯은 꺼진 생명이 아니라 불을 붙이면 다시 불이 붙는 에너지가 있는 존재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생명의 에너지를 의미한다. (참고도판 1) 


참고도판 1. 이배, <불로부터>, 캔버스에 숯, 116x89cm, 2000, 케이옥션 2022년 12월 메이저 경매 

2000년대로 넘어오며 이배는 숯을 미디엄으로 하는 평면작업에 몰두하게 된다. 흑과 백으로 요약되는 이 작품들은 흰 바탕에 검은 선의 획이라는 단순한 구조를 띠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흰 바탕에 나타나는 검은 선의 획이 숯을 질료로 한 미디엄이라는 인상을 쉬이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흰 바탕에 반사된 검은 선은 윤기를 머금은 듯 보이며, 종이에 먹으로 쓴 서체와 비견할 때 더욱 탄력 있는 물질감으로 드러난다. 이배가 표현한 검은 선의 획은 어떠한 형상인지 구체적으로 형용할 수 없고 동양의 서체라고도 확언할 수 없는 중간의 상태에 머물고 있다. (참고도판 2. 3) 이배는 모든 것을 태우고 난 검은 숯에는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근원적인 힘이 스며 있다고 말한다. 나무로 태어나 자신의 몸을 태우고 숯이 되어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순환구조를 통해 작가와 그리고 우리를 시간에 대한 성찰로 이끌고 있다. 

       
참고도판 2. 이배, <무제>, 캔버스에 미디움 아크릴, 숯, 72.7x60.6cm(20호), 2015, 케이옥션 2022년 3월 메이저 경매 
참고도판 3. 이배, <무제>, 캔버스에 미디움 아크릴, 숯, 116.8x91cm(50호), 2016, 케이옥션 2021년 1월 메이저 경매 


참고문헌 
『Lee Bae』, Hakgojae Gallery, 2008
『LEEBAE oblique/비스듬히』, Johyun Gallery, 2022



1979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졸업
1985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 졸업
개인전

2024 조현화랑, 부산
2023 조현화랑, 부산
2022 페로탱 갤러리, 파리
2021 Phi Foundation for Contemporary Art, Montréal
2020 갤러리2, 서울
2020 조현화랑, 부산
2019 페로탱 갤러리, 뉴욕
2018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인천
2018 P&C갤러리, 대구
2017 미르 갤러리, 포항
2016-17 조현화랑, 부산
2016 우손 갤러리, 대구
2016 La Cohue, Musée des Beaux-Arts, 반느(Vannes)
2016 Domaine de Chaumont-sur-Loire, 쇼몽-슈흐-르와르(Chaumont-sur-Loire)
2016 Domaine de Kerguéhennec, 비냥(Bignan)
2015-16 Musé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 파리
2014 갤러리현대, 서울
2014 대구시립미술관, 대구
2014 Fondation Fernet-Branca, 생-루이(Saint-Louis)
2014 Galerie RX, 파리
2012 P&C 갤러리, 대구

외 다수
Video references for this artist
  • 인터뷰 : 한국현대미술가의 작품세계, 인생이야기 (출처 : 스토리텔링&아트)

  • 인터뷰 : 이배, Artist Interview, 2020 (출처 : Johyun Gallery)

  • 인터뷰 : 마크 테토, 이배 작가를 예술계의 'BTS'라 부른 사연은 (출처 : W Korea)

  • 작업 영상: Lee Bae 이배, Burning a house of Moon 달집태우기, Video, 2023

LOT 37

Lee Bae (b.1956)

Issu du Feu

charcoal on canvas

116×89cm | 2000

Estimate KRW 130,000,000 ~ 250,000,000 USD 88,000 ~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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