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 47

Kim TschangYeul (1929 - 2021)

Waterdrops

oil on linen

72.7×60.6cm | 1975

Estimate KRW 350,000,000 ~ 500,000,000 USD 250,000 ~ 3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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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med


리넨 화면 위에 정교하게 그려진 수십 개의 물방울이 고르게 흩뿌려져 있다. 각각의 물방울은 실제처럼 빛의 반사와 그림자, 굴절 효과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화면 전체에 리듬감 있는 배열을 이룬다. 작가는 물감의 밀도와 붓의 속도, 반사광의 균형을 조절해가며 현실의 물방울보다 더 사실적인 환영을 구축한다. 불필요한 장식 없이 물방울 자체만으로 구성된 이 출품작은 김창열 특유의 절제된 회화 언어를 잘 보여준다.

1972년 살롱 드 메(Salon de Mai)에서 물방울 연작을 처음 발표한 작가는, 이듬해 파리 첫 개인전을 통해 현지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파리 근교 팔레조 작업실에서 물방울 회화의 기법과 조형성을 정제해나갔으며, 출품작의 제작연도인 1975년은 그 양식이 안정적으로 성립되던 시기로 평가된다. 같은 해 작가의 물방울 회화는 유럽 미술 전문지 《Art International》(1975년 5월호)의 표지에 실리며 국제적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듬해인 1976년, 서울 현대화랑에서 열린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에서도 출품작과 같은 1970년대 초중반 물방울 회화들이 주요하게 소개되었으며, 당시 평단과 시장의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1970년대에 제작된 물방울 회화는 화면 구성의 절제, 색채의 투명도, 조형 완성도 면에서 수작으로 평가받으며, 현재까지도 컬렉터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도와 수요가 높은 시기 작품으로 손꼽힌다. 출품작은 그러한 대표적 양식을 잘 보여주는 예로, 김창열 물방울 회화의 정수와 시대적 정점을 함께 담고 있다.


Artist Infomation

  • 절제된 작업 방식으로 고집스럽게 같은 소재를 반복해 온 김창열 화백(1929-2021). 국내외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캔버스 표면에서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물방울’이었다. 50여 년이라는 세월 동안 그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물방울을 통해 우리에게 대화를 건네 왔다. 김창열은 1970년대부터 물방울이라는 일관된 소재로 작품을 제작했다. 그의 작품들을 얼핏 보았을 때는 그저 약간의 도상학적 변주만을 발견하게 된다. 물방울이 화면 가운데 군집을 이루면서도 떠오르는가 하면 화면의 가장자리에서 밀려오기도 하며, 동시에 수십, 수백 개의 군집을 이루기도 한다(참고도판 1). 대부분의 물방울은 영롱한 모습으로 스스로의 존재성을 드러내지만 때로는 바닥에 스며든 흔적으로 나타난다(참고도판 2). 물방울과 얼룩은 모두 작가의 세밀한 붓 터치로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어 마치 실제로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1.          
  2.    
  3.                 참고도판 1) <물방울>, oil on linen, 99.5×99cm, 1973, 2022년 1월 경매
  4.                 참고도판 2) <물방울 CSH 27-1>, oil on hemp cloth, 60.6x72.7cm(20호), 1979, 2021년 6월 경매


이러한 생생함은 오히려 물방울이 캔버스 위에 단순히 재현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암시한다. 김창열은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진 물방울을 통해 회화의 ‘재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제시한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밑칠을 하지 않은 마포로 된 생지 화면에 구현됨으로써 심지어는 물의 흔적이 바탕으로부터 생성되는 듯한 독특한 화면을 연출한다(참고도판 3). 이를 통해 대상이 재현되는 바탕과 이미지의 어원적 구조가 무너지는 새로운 영역의 회화를 탐구하게 되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김창열은 물방울이라는 이미지, 그리고 나아가 바탕의 재료나 심지어는 바탕 자체가 하나의 이미지처럼 보이는 그림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기도 했다.

  1. 또 다른 대표적인 작업 <회귀> 시리즈에서 그는 물방울의 조형적인 특성에 주목하기 위해 함께 스며든 물방울의 흔적이나 거칠게 발라 놓은 유화 물감, 혹은 천자문 등을 함께 배치했다(참고도판 4). 활자의 선은 물방울의 조형성을 증가시키면서 방울마다 반사된 한자의 획을 찾아내는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또 회귀 시리즈에서는 이전과는 다르게 강렬한 색감을 사용한 천자문 배경 위에 물방울을 재현하며 새로운 사유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


        

  1.          참고도판 3) <물방울 ENS 8019>, oil  on hemp cloth, 100×100cm, 1980, 2021년 12월 경매 
  2.          참고도판 4) <회귀 DA01005>, oil and acrylic on hemp cloth, 72.7x60.6cm (20호), 2001, 2022년 1월 경매 
  3.          

  4. 극 사실주의적 필치로 그려낸 김창열의 물방울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극도로 사실적이나 그 자리에 정지된 채 영원히 존재하는 허구의 물방울과 실존함에도 불구하고 쉽게 증발하고 사라져 버리는 현실의 물방울 사이에서 작가는 물방울과 같이 덧없는 이 세상의 인간이라는 존재와 역할, 존재의 의미와 존재의 근본에 대해, 그러한 존재로서 인간과 문화의 관계에 대해 깊이 성찰했음이 틀림없다. 그의 작품 속에서 스스로도 물방울처럼 투명해지길 바라고, 그 투명한 빛이 멀리까지 퍼져나가길 바랐던 것이다. 

1950 서울대학교 회화과 수학
1968 뉴욕 아트스튜던트 리그 판화과 수학
개인전
2023 아트조선스페이스, 서울
2022 신세계 갤러리, 서울
2020 갤러리현대, 서울
2018 Almine Rech Gallery, 뉴욕
2017 Pearl Lam Gallery, 홍콩
2016 Galerie Baudoin Lebon, 파리
2016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제주
2014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14 공간화랑, 부산
2013 갤러리현대, 서울
2013 박여숙갤러리, 제주
2013 Galerie Baudoin Lebon, 파리
2012 국립대만미술관, 타이중
2010 갤러리현대, 서울

외 다수
Video references for this artist
  • 인터뷰 : [원로작가 디지털 아카이빙] 김창열 (출처 : 예술경영지원센터)

  • 작가평론 : 손에 잡힐듯 현실감 있는 물방울 김창열 화가의 작품들 [아틀리에 STORY 시즌4] 7회 (출처 : SKY TV)

  • 인터뷰 : 득도를 위한 수행처럼 그려온 김창열 화가의 물방울 [아틀리에 STORY 시즌4] 7회 (출처 : SKY TV)

  • 인터뷰 : KIM TSCHANG-YEUL | Interview (출처 : Pearl Lam Galleries)

  • 작가평론 : Kim Tschang-Yeul - The Path (출처 : 갤러리현대)

LOT 47

Kim TschangYeul (1929 - 2021)

Waterdrops

oil on linen

72.7×60.6cm | 1975

Estimate KRW 350,000,000 ~ 500,000,000 USD 250,000 ~ 3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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