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 31

Lee UFan (b.1936)

Correspondance

pigment suspended in glue on canvas

181.8×227.3cm |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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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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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ED:
Gwacheon, The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LEE UFAN≫, 1994. 9. 3 - 22

LITERATURE:
『LEE UFAN』,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1994, p. 45

Acrylic Frame


이우환은 1990년대부터 시작된<조응> 연작에서 넓은 붓을 사용하여 최소한의 붓 자국만을 남기며, 이를 통해 붓 자국과 여백이 맺는 관계성을 탐구했다. 절제된 붓질은 하얀 캔버스와 대화를 이루면서도 화면 바깥의 공간과도 융합하여 개방된 공간감을 형성하며, 붓 터치는 하얀 바탕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공간적 긴장감을 강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1990년대 초반의 <조응> 연작은 직전 시리즈인 <바람과 함께>의 후기작(90년대 초반 작품)과 유사한 과도기적 형태를 보이는데, 화면 곳곳에 점처럼 보이는 붓 자국이 여러 개 배치된다. 조응 작품에서는 붓 자국의 개수가 이전의 <바람과 함께> 시리즈처럼 화면 전체를 가득 채우는 대신 점차 줄어들고 붓 자국의 형태도 보다 간결해지며, 점처럼 보이는 붓질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여백이 더욱 강조되며, 붓질의 방향성이 이전보다 덜 두드러지고, 개별적인 붓 터치가 독립적인 형태를 이루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출품작 역시 1993년 제작된 초기 <조응> 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 작품으로, 수직과 수평으로 놓인 여러 개의 붓 자국들이 각각 독립된 존재성을 가지면서도 넓은 여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1990년대 초반의 <조응> 연작에서는 여러 개의 붓 터치가 화면에 존재했지만,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붓 터치의 개수는 점차 줄어들고 형태는 점점 더 정제되어 확고한 점의 형태로 변화하며, 보다 절제되고 엄격한 화면 구성을 갖추게 된다. 특히, 이 작품은 1994년 국립현대미술관 이우환 전시에 포함되었으며, 전시 도록에도 수록된 작품으로, 1990년대 초반 <조응> 연작의 조형성과 변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Artist Infomation

그림이 묘사하는 대상이 거의 제거되고 색상이 극도로 제한된 이우환의 회화는 서양의 미니멀리즘과 종종 연관되어 왔다. 이러한 외관상의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업은 초기부터 시작된 다양한 철학적 고민을 함축하며 동양의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

유교적 가풍의 집안에서 태어나 시(詩), 서(書), 화(畵)를 배운 이우환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하여 동양화를 공부했다. 1956년 일본 니혼 대학 문학부에서 철학을 전공하면서 그는 전통적인 이성주의, 인간중심주의의 토대를 해체하고자 하는 하이데거와 교토 학파의 철학 사상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이 시기 이우환은 ‘제시’가 ‘창조’보다 진리에 더욱 가깝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의 손으로 무언가를 가공하기보다 실제 사물과 자연의 만남을 있는 그대로 ‘제시’함으로써 서로 다른 사물 사이의 관계를 강조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그의 예술 세계는 서구의 미니멀리즘이나 개념미술과는 달리 동양 정신을 구현한 것으로 동양 최초의 자생적 현대 미술 운동인 모노하(物派) 운동의 이론적 기반이 되기도 하였다.

1970년대가 되면서 그는 다시 회화 작업으로 돌아오는데 그의 작품은 시기와 주제에 따라 크게 ‘점’, ‘선’, ‘바람’, ‘조응’ 연작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러한 외관상의 다양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여백의 예술’이라 칭한다. 그는 빈 캔버스에 붓질을 하는 행위를 통해 마음을 비우며, 그 과정에 내재된 본질적인 의미를 발견하고, 그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나’와 ‘타자(외부)’ 간의 관계성을 드러내려고 시도하였다.

비교적 초기에 몰두한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는 동양화의 기본 획을 연상시킨다. 일정하게 점과 선을 반복적으로 화면에 담아내면서, 이우환은 이들이 하나의 고정된 개념으로 수렴하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옅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이우환은 회화에서의 반복 형태와 연속 구조에 관해 탐구한다. 처음에 묻힌 물감이 모두 소진되어 붓 자국의 나열이 중단되면, 다시 물감을 묻혀 새로운 행을 시작한다. 반복된 행위와 시간성은 하나의 점이 다른 점으로 이어지면서 선으로 확장된다. 

이러한 연작들이 수평이나 수직 방향의 동작이 균일하게 연속됨으로써 규칙적이고 질서정연한 화면을 보여주었다면, 이후의 바람 연작은 더 자유롭고 역동적으로 구성되었다. 초기 그림들과 달리 바람 시리즈의 구성은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규칙이나 재현할 수 있는 순서를 따르지 않을 뿐 아니라 분명한 방향을 인식하거나 예상할 수도 없다. 붓질도 초기 연작과 달리 일정한 체계 없이 물감의 농도를 달리해 칠했으며, 꺾이고, 굽어지고, 겹치거나 중첩되기도 한다. 이런 방식으로 인해 막연한 공간감이 드러나지만, 그것이 상세하게 규정되거나 확정되지는 않는다. 

1990년대부터 이우환은 <조응> 연작을 통해 가공하지 않은 밑바탕에 몇 개의 집약적인 회화적 설정을 얹는 방식으로 점차 옮겨갔다. 이전의 선이나 점 연작과는 달리 작가는 <조응>에서 넓은 붓을 선택하여 캔버스에 최소한의 붓 자국만을 남긴다. 또한 칠해진 부분은 하얀 바탕의 캔버스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동시에 하얀 벽, 즉 바깥쪽 공간과도 융합하며 개방되어 있는 듯한 인상을 제공하고, 하얀 캔버스의 넓은 평면과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며 공간적인 대치성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더욱 간결한 모습의 <Dialogue>가 등장하면서 캔버스와 관람자, 그리고 공간의 대화는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이우환은 그림에서 가장 기초적인 단위인 점과 선의 개념, 이들의 자율성, 더 나아가 무한한 시공간을 화폭에 담아냈다. 그의 작품은 사물, 관람자, 공간 사이의 만남 그리고 자연과 인위적인 사물 사이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를 통해 차이를 존중하고 타자와의 대화를 강조하는 이우환의 작품 세계는 동양 철학을 바탕으로 서양의 모더니즘적 사고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1961 동경 니혼대학 철학과 졸업



개인전
2024 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 Sydney
2023 교토국립근대미술관, 교토
2023 국제갤러리, 서울
2022 국립신미술관, 동경
2019-2020 Hirshhorn Museum and Sculpture Garden, Washington D.C.
2019 Dia:Beacon, New York
2019 Centre Pompidou-Metz, Metz
2018 Pace, New York
2018 Serpetine Gallery, London
2016 Kamel Mennour Gallery, Paris
2015 Lisson Gallery, London
2015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2015 Pace, New York
2014 Château de Versailles, France
2011 갤러리현대, 서울
2011 Solomon R. Guggenheim, New York
2010 이우환미술관, 나오시마
2010 Blum&Poe, LA
2008 Lisson Gallery, London
2003 요코하마미술관, 요코하마

외 다수
Video references for this artist
  • 작가평론 : 오리엔탈의 빛 - 미술작가 이우환 (출처 : EBS)

  • 인터뷰 : 여백의 예술이란 무엇인가 (출처 : 플라톤 아카데미 TV)

  • 전시 : Lee Ufan: Open Dimension (출처 : Hirshhorn Museum)

  • 작가평론 : Lee Ufan (출처 : COS)

  • 인터뷰 : An Interview with Lee Ufan (출처 : Pace Gallery)

  • 작가평론 : BTS로 주목받는 '이우환 공간' (출처 : 연합뉴스)

  • 작가평론 : https://www.youtube.com/watch?v=J82QsZ9s2s0 (출처 : JTBC)

  • 인터뷰 : 아티스트를 만나다 | 이우환 (출처 : Art Basel)

LOT 31

Lee UFan (b.1936)

Correspon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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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8×227.3cm |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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