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 44

Chang UcChin (1918 - 1990)

Untitled

oil on canvas panel

52.5×65cm |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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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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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ED:
서울, 두손갤러리, ≪장욱진전≫, 1987. 5. 28 - 6. 6

LITERATURE:
『장욱진 화집 : 1963-1987』, 김영사, 1987, p, 21
『장욱진 Catalogue Raisonné 유화』, 학고재, 2001, p. 116
『장욱진』, 용인대학교 전통문화연구소, 2008, p. 19

Framed


1963년작 《무제》는 장욱진이 순수 추상을 실험하던 시기의 작업으로, 물질성과 표면성에 대한 탐구가 두드러진다. 이 시기 작가는 전통적인 구상에서 벗어나, 화면을 구성하는 물감의 질감과 중첩, 흔적 자체를 회화의 주제로 삼으며 앵포르멜적인 조형 언어를 시도했다.

출품작은 좌측의 타원형과 우측의 직사각형을 병치한 이중 구성을 통해 화면의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각각의 형태 내부는 밀도와 방향성이 다른 붓질로 채워져 있다. 반복적으로 덧칠되고 긁힌 흔적 그리고 마티에르 효과는 우연성과 물질의 존재감을 강조하며, 작가의 내면적 사유가 물성을 통해 드러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장욱진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회화적으로 탐구하던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이후 점차 구상 회화로 회귀하기 이전 짧지만 강도 높은 추상 실험을 보여준다. 본작은 1987년 서울 두손갤러리에서 열린 <장욱진전>에 출품되었으며, 『장욱진 Catalogue Raisonné 유화』에 수록된 작품이다.


Artist Infomation


“그림은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툭툭 튀어나온다. 마음속으로부터 ∙∙∙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이 밝은 거울이나 맑은 바다처럼 순수하게 비어 있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잡다한 얼룩과 찌꺼기들이 많다. 기쁨, 슬픔, 욕심, 집념들이 엉겨서 열병처럼 끓고 있다. 그것을 하나하나 지워 간다. 다 지워내고 나면 조그만 마음만 남는다. 어린이의 그것처럼 조그만 ∙∙∙ 이런 텅 비워진 마음에는 모든 사물이 순수하게 비친다. 그런 마음이 돼야 붓을 든다.”
-「京鄕화랑」, 『주간경향』, 1979. 10. 07

장욱진은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유영국과 더불어 한국적 모더니즘 수립에 주춧돌을 세운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삼라만상을 민족적 정서와 정체성의 원천으로 조형화했다. 특히 어린이를 비롯해 향토성 짙은 마을과 집, 소와 강아지, 까치, 산, 나무 등을 분신처럼 여겼고, 이를 순수한 동심으로 나타낸 미감과 정감으로 독창적 창작 세계를 이루었다. 장욱진은 시서화를 직접 다루며 안목을 지녔던 부친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그림을 접하게 되었다. 1936년 양정고등보통학교에 편입하여 조선일보사가 주최한 제2회 ‘전조선 학생미술전람회’에서 <공기놀이>로 최고상을 받으며 그 실력을 인정받는다. 당시 화단에 자리한 향토색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를 통해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나서게 된다. 1939년, 일본 동경의 제국미술학교 서양학과에 입학한 그는 다양한 사조를 섭렵함과 동시에 고향을 소재로 한 토속적인 주제의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발전시켜 나아간다. 

     
참고도판 1. 장욱진, <공기놀이>, 1938, 캔버스에 유채, 65x80.5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참고도판 2. 장욱진, <독>, 1949, 캔버스에 유채, 45.8x38cm, 국립현대미술관 
[이미지 출처: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 2023]

장욱진의 30세 무렵, 일제로부터 해방을 맞이하였고 국립박물관 진열과에 취직하여 도안과 제도 일을 맡게 된다. 2년 후 사직하였으나, 이때 마주한 전통미술은 장욱진의 화풍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이후 작품에서도 전통미술과 관련된 도상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게 된다. 장욱진이 독창적인 작품 활동을 본격화하는 시초에는 ‘신사실파’ 그룹이 있었다. 김환기, 백영수, 유영국, 이중섭 등으로 구성된 신사실파는 추상을 하더라도 모든 형태는 사실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실을 추구하자’는 조형 이념이다. 장욱진은 1949년 제2회 신사실파 동인전에서 <독>을 출품하며 그만의 색깔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장독을 그렸는데, 장욱진의 구성법 중 하나의 물상을 극대화하여 전 화면에 그려 넣고 주변의 빈 공간에 사물을 배치하는 중핵 구도를 예고하는 최초의 작례로 평가받는다. 

평온함도 잠시, 6.25 전쟁이 발발하였고, 동족상잔의 비극과 전쟁의 폭력성을 직접 목도하며 그의 회화 세계도 변화를 맞게 된다. 이전 시기의 향토성을 뛰어넘어 이상적인 세계, 탈속적인 공간을 표현하기 시작하였고 평화롭고 서정적으로 변모한다. 이후 고향으로 간 장욱진은 점차 심신의 안정을 회복하며,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자화상>을 그리게 된다. 전쟁의 혼란 중에서 화가 자신이 꿈꾸는 삶을 그린 것으로, 황금색의 들판과 공중의 새, 길을 따라오는 강아지의 모습은 실제의 광경이 아닌 장욱진의 상상에 존재하는 이미지를 표현했다. 즉, 현실 속 전쟁의 참담함과 비교되는 평화로움을 화폭에 담으며 역설적인 상황에서 비롯되는 힘을 담아냈다. 

     
참고도판 3. 장욱진, <자화상>, 1951, 종이에 유채, 14.8x10.8cm, 개인 소장 
참고도판 4. 장욱진, <눈>, 1964, 캔버스에 유채, 53x72.5cm, 개인 소장 
[이미지 출처: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 2023]

전쟁의 상흔을 뒤로한 채 미술대학교 교수로 취임하지만, 화가로서 창작에 몰두하고자 했던 장욱진은 머지않아 이를 사임하고 덕소 화실에서 그림에 몰두하게 된다. 마티에르의 표면 질감과 상형문자에 가까운 기하학적 형상이 두드러진 단순 구성을 추구하며 추상화에 가까운 상태까지 이르렀으나, 1970년대 서울로 거취를 옮기며 이 같은 양식은 약화되었고 수묵담채 느낌의 옅은 물감과 얇은 질감을 즐겨 활용하게 된다. 언제나 자연을 벗 삼고자 했던 장욱진은 70세를 맞아 용인의 고택으로 옮겨 수많은 작품을 그려낸다. 이 시기의 작품에 대해서 “양식도 없고 규칙도 없이 그때 그때에 따라 각양각색”이라고 표현한 장욱진의 말처럼, 각종 미술 사조에 통달한 경지를 맞이하며 독보적인 창작세계를 이루었다. 시골의 풍경과 경직 장면, 원두막과 가로수 모티프의 전원 풍경을 그리기도 했으며, 물고기의 비례를 무시하고 크게 묘사한 민화풍 산수풍경이나 수하모정형의 경관과 같은 남종산수화 유형의 새로운 시도도 보여주었다. 1990년, 생의 마감을 앞둔 장욱진은 <밤과 노인>에서 밤 하늘에 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남긴 채 영면에 든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창작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았던 장욱진의 열정 덕에 현재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고 있다. 

    
참고도판 5. 장욱진, <가족>, 1973, 캔버스에 유채, 17.5x25cm, 케이옥션 2015년 3월 경매
참고도판 6. 장욱진, <나무>, 1983, 캔버스에 유채, 30x30cm, 케이옥션 2019년 1월 경매 

참고문헌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 2023

1943 동경 제국미술학교(帝國美術學校) 졸업
2023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8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
2017 인사아트센터, 서울
2014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
2001 갤러리현대, 서울
1999 갤러리현대, 서울
1997 삼성플라자갤러리, 분당
1997 가나아트숍, 서울
1995 공간화랑, 부산
1995 신세계 가나화랑, 서울
1995 호암미술관, 용인
1992 정송갤러리, 서울
1991 국제화랑, 서울
1987 두손갤러리, 서울
1986 국제화랑, 서울
1983 연화랑, 서울
1982 갤러리 스코프, LA
1981 공간화랑, 부산
1979 현대화랑, 서울
1978 현대화랑, 서울
1977 현대화랑, 서울
1974 공간사랑, 서울
1964 반도화랑, 서울


외 다수
Video references for this artist
  • 작가소개 ; 영원한 자유인, 화가 장욱진 (출처 : 대전 MBC)

  • 작가소개 : [길미술 시즌4] 2회 (출처 : SKY tv)

LOT 44

Chang UcChin (1918 - 1990)

Untitled

oil on canvas panel

52.5×65cm |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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